트위터 같은 SNS에는 여러 종류가 있어요. 가장 대표적인 트위터(현 X), 블루스카이, 스레드, 마스토돈 등이 있습니다. 제 경우 이 네 군데에 모두 계정이 있었고, 그 중 하나를 매우 적극적으로 사용했어요.
모든 트위터 문화가 그런 건 아니지만, 한국 쪽은 특히나 자신의 속마음을 전부 털어놓는 사람들이 많을 거예요. 공감할 수 있는 사람과는 공감하고 그럴 수 없는 사람과는 맞블락을 하는(!) 경우도 있어요. 제가 트위터를 처음 시작한 게 약 15년 전인데 그 때도 그랬었고 지금은 더 심해졌다고 봐도 될 것 같아요. 트위터 같은 다른 SNS도 상황은 비슷할 거예요.
그러니까 저는 15년, 아니 네이버 블로그를 적극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한 것까지 포함해서 거의 20년 가까이 제 속마음을 공개된 곳에 털어놓고 살았던 것이 됩니다.
트위터를 그만둔다는 노력을 안 했던 건 아니었어요. 고등학교 때는 트위터 대신 수첩을 가지고 다니면서 감정을 적기도 했어요. 그 때 알았는데, 저는 수기로 제 감정을 적으면 오히려 감정이 더 폭발하는 편입니다. 아니면 트위터는 하되 타임라인을 볼 수 없는 클라이언트를 직접 만들어서 트윗만 작성하고 멘션만 받기도 했어요. 전반적으로 고등학교 때 트위터를 접겠다는 시도를 많이 했었는데, 이건 사실 제 정신적 문제는 아니고 신앙심 때문이었기에 지금은 좀 잊고 싶은 기억이네요...
이번에 결심을 하게 된 건 SNS 내에서 부정적인 이야기만 반복하는 저를 보았기 때문이에요. "너네들의 행복을 위해 꺼져 줄게" 는 아니고, 제 평정심을 위해 잠깐 분리되어 있는 거라고 생각해요.
게다가, 지금까지 제가 겪은 나쁜 일의 70퍼센트는 트위터나 비슷한 SNS에서 일어났거든요, 이걸 끊어내지 못해 사실상 계속 트라우마를 직면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기도 하구요.
챗GPT가 말하는 이런 습관의 문제점
습관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언어화하고, 그걸 남들에게 보여주는 것에 어떤 영향을 받을 수 있을지 챗GPT에게 물어보았어요. GPT는 감정을 표현하는 것 자체는 나쁜 일은 아니지만 그 방법이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어요.
1. 감정 고착 & 증폭
감정을 언어화하는 것은 감정을 인식하고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반복적으로 부정적인 감정을 표현하면 오히려 그 감정이 더 강해지고 오래 지속될 수 있습니다. 마치 상처를 자꾸 들여다보는 것처럼, 감정이 가라앉기보다는 계속 떠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건 실제로 제가 많이 겪었던 일이거든요. 그 부정적인 감정에 일부러 다이빙해서 헤집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2. 부정적 정체성 형성
자신의 감정을 언어화하는 방식이 반복되면, 점점 그것이 자신의 정체성의 일부처럼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나는 항상 힘들다’라는 표현을 계속하다 보면, 실제보다 더 힘든 사람처럼 느껴지고, 무의식적으로도 그런 관점을 강화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것도 비슷한 게, 제가 우울감이 높은 기질을 가지고 있는 건 맞는 것 같아요. 하지만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우울증을 경험했었던 데에는 이런 것들이 영향을 미쳤을 수도 있어요.
3. 타인과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
SNS 같은 공개적인 공간에서 부정적인 감정을 자주 표현하면,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공감을 받을 수 있지만, 반복되면 사람들에게 피로감을 줄 수도 있고, 원치 않는 이미지로 고정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일부 사람들은 악의적으로 그 감정을 이용하거나, 취약한 부분을 공격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위험하다고 생각했던 부분이에요. 원치 않는 이미지로 고정되는 거야 뭐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로 보여지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어요? 하지만 마지막 문장이 정말 위험하다고 생각했어요. 현생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고요.
4. 해결보다는 방출에 집중하게 될 가능성
감정을 표현하는 것과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다르지만, 부정적인 감정을 자주 언어화하면 ‘말하는 것 자체’가 일종의 해소법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면 문제 해결보다는 감정을 방출하는 데 집중하게 되고, 장기적으로는 같은 문제를 반복해서 겪을 가능성이 높아질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부정적인 감정이 든다고 해서 짓밟고 없는 것처럼 취급할 거라는건 아닙니다. 대신 사소한 것은 그냥 넘기는 것을 일상화하고, 정 넘기지 못할 정도로 심한 게 있다면 어디 메모어플 같은 데 적어놓는 것이 좋겠습니다.
지금같은 디지털..!!! AI...!!!! 시대가 왔지만 여전히 아날로그 공간은 중요한 것 같아요. 아날로그가 주는 특유의 감성, 내게 관심이 없는 이상 자물쇠를 걸지 않은 일기장을 굳이 털지 않는 철통보안(?), 그리고 따라갈 수 없는 묵직한 의미가 있지요. 인터넷에서 "요즘 애들" 이 문제를 많이 일으키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도, 몇십 년 전 사람들도 같은 생각을 했지만 그걸 남들이 볼 수 있는 곳에 적지 않아서 그랬다고 하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런 옛날 사람들이 되어 보려고 합니다.
저는 원래 옛날 사람이었다고요?
^^;
'Review'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가사/독음/번역] NGT48 - 太陽は何度でも 태양은 몇 번이고 (0) | 2025.03.03 |
---|---|
[구글 / iCloud 캘린더] 계획 + 실행을 보여주는, PlanDo(플랜두) (1) | 2025.02.20 |
[ChatGPT] 무료 버전이지만 커스텀 챗봇이 갖고 싶어! (1) | 2025.02.19 |
구글 애드센스 승인받은 날의 기록 (0) | 2025.02.11 |
넨도로이드를 알아보자 - 페이퍼 피규어 제작자의 관점에서 (0) | 2025.02.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