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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ft/Paper

[종이모형 / 자작인형] 5년 전의 종이인형을 복각해보고 있습니다

by 피치타르트_연이나 2025. 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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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피치타르트의 뇩떈입니다 :3

오늘은 기존에 제가 만들었던 자작 종이모형 도면을 복각해보려고 합니다. 바로 종이로 만든 구체관절인형이에요. 2018-19년 사이에 종이구관이라는 키워드가 어린이들 사이에서 좀 유행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게 뭐냐 하면 종이인형에 관절을 붙여서 옷을 갈아입히고 노는 버전인데요, 비슷한 시기에 종이모형에 빠졌던 저는 이걸 쓰리디로 구현해냈었어요. 이 당시 만들었던 종이 구체관절인형의 사진을 대략 보여드릴게요.

이런 느낌의, 종이로 관절을 구현해 낸 인형입니다. 구체관절인형의 대표적인 사이즈 중 하나인 YoSD / USD 사이즈와 호환이 됩니다. 종이 관절이다 보니 어느 정도 가동성을 포기하긴 했지만, 할 수 있는 만큼 꽤 공을 들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러나 이 시절에 자주 쓰던 컴퓨터를 포맷해 버리면서 이 때 만들었던 도면을 전부 날리게 됩니다 orz... 그래서 복각이라는 단어를 썼던 거였습니다.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모형을 토대로 새로 도면을 복각해 내고, 가능하다면 개선 작업도 해 볼 계획입니다. 이건 좀 오래 걸리겠지만요.

오늘 약 5년 만에 꺼내 본 인형의 상태는 이렇습니다.

5년 만에 다시 꺼내 본 인형.

관절들이 굉장히 많이 헐거워졌고, 파츠들 사이의 접합부도 튼튼하지 않은 경우가 있었습니다. 헐거워진 이유는 텐션을 맡고 있었던 마스크줄의 상태가 많이 안 좋아졌던 게 제일 크고, 접합부의 문제가 이 인형의 내구성이 굉장히 낮다는 것을 증명하는 거였죠. 인형의 내구도가 굉장히 낮아진 이유는 이 도면 같은 경우에는 제작할 때 풀을 거의 안 썼던 게 한몫했습니다. 손발 파츠 같은 세부 부위에는 썼습니다만, 몸통 및 팔다리 조립은 사진에서 보시는 바와 같이 끼워 만드는 방식을 채택했습니다.

이런 방식을 사용하면 만드는 데 시간을 엄청나게 단축시키고 난이도를 조금 조정할 수 있게 됩니다. 다만, 모형이 오래 버티지 못합니다. 특히 이런 식으로 고무줄의 장력에 의해 버텨야 하는 모형과 같은 경우에는 그런 면이 더 강조되고 말아요. 그 외에는 접합 부분이 톡톡 튀어나와서 약간 미관도 해치게 됩니다.

5년만이지만 아직 자립도 가능합니다.

솔직히 지금 5년이나 버텼다는 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심지어 텐션을 당겨주면 아직 자립도 가능했어요. 옆 라인도 굉장히 예쁩니다. 특히 등 쪽에서 다리로 넘어가는 라인이 좋군요. 제가 저 때 좀 많이 공들여서 만들어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곧 해체가 될 아이입니다.

이 당시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실루엣이라고 하는 컷팅기를 사용했던 것입니다. 가정용 컷팅기였는데, 아직도 가지고는 있지만 단계가 조금 복잡하고 소리가 많이 커서 지금은 사용하지 않습니다. 당연하지만 요 컷팅파일도 다 날렸습니다.. 그거라도 가지고 있었으면 이 모형을 해체하지 않고도 충분히 복각할 수 있었을 거예요.

기획

이번에 새로 만들 모형에서는 정석대로 목공풀로 접합하는 방식을 택하기로 했습니다. 도면을 복각하는 단계에서는 그쪽이 제일 쉽거든요. 그 다음 만들 때는 상대적으로 얇은 종이 두 겹을 겹쳐 만들기로 헀습니다. 제 기억상 원본은 180g/제곱미터의 용지를 썼는데 그것보다 지금 제가 가지고 있는 100g/제곱미터의 복사용지를 겹쳐 사용하면 좀더 부드러운 접힌면 표현이 가능할 것 같았어요. 두 장의 종이 사이에 꼼꼼히 목공풀을 바르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튼튼해질 것 같기도 했습니다.

실행

파츠들을 전부 펼쳐줍니다.

파츠들을 전부 해체해 주고(끼워만들었기에 쉽게 가능했습니다.) A4용지 위에 펼쳐서 정리했습니다. 스캔을 떠야 하기 때문에 목공본드로 고정했습니다.

의외로 A4용지 두 장 분량으로 끝났습니다. 분명 제가 처음 만들 때는 A4용지 네 장 분량의 도면이었는데 말이에요. 아마 컷팅기를 사용하지 않기로 하면서 마진 부분이 줄어들어 그렇게 된 것 같습니다.

A4용지들을 스캔한 다음, 그대로 클립스튜디오에 가지고 와서 테두리를 따라 일일이 칼선과 점선을 따 주었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점선을 투명도가 낮은 실선으로 표현하는 것을 선호해서 그렇게 해 주었어요. 클립스튜디오에서의 캡쳐 사진은, 도면을 공개해 버리는 행위나 다름이 없기 때문에 따로 올려드리진 않으려고 해요. 도면은 적당한 피부색으로 채색해 주었습니다.

몸통과 다리만 우선 제작

그다음 인쇄해서 가장 기틀이 되어 줄 몸통과 다리 부분만을 우선적으로 제작했습니다. 고무줄은 기존의 텐션 줄을 사용했지만 살짝 당겨 묶어 짱짱하게 고정했습니다. 튼튼하게 목공풀로 고정해서 그래도 잘 버팁니다.

문제점 및 개선 예정인 부분

첫번째 문제점은 색상입니다. 분명 연한 주황색으로 인쇄했는데, 만들다 보니 잉크가 다 날아갔는지 도로 백색이 되어 버렸어요. 저는 잉크젯도 아니고 레이저 프린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뭐가 문제였을까요.

이러면 두 가지의 방법이 남아 있습니다. 도면 인쇄를 업체에 맡기는 방법, 그리고 백색지가 아니라 색지를 사용하는 방법이에요. 색지를 사용하더라도 여전히 두 겹의 종이로 제작을 할까 합니다. 밀크포토용지가 120g/ 이니 120g/ 짜리 색지를 구매하면 되겠군요. 이러면 목공풀로 인해서 잉크가 번질 일도 확 줄어들겠습니다.

두번째 문제점은 크기입니다. 너무 작게 인쇄가 되어 버렸습니다. 이건 그냥 늘리면 됩니다. 하지만 도면은 새로 펼쳐주어야겠습니다.

세번째로는, 가동성은 과연 괜찮을까. 이걸 문제점 항목에 적었지만 솔직히 거의 제 종이모형의 완성형이라고 봐도 될 정도로 여전히 마음에 듭니다. 그래도 만들면서 조금씩 보완사항과 개선점을 찾아가야겠죠.

이렇게 해서 약 5년 만에 종이 구체관절인형의 복각 작업을 시작해 보았습니다. 과거의 작업물을 다시 들여다보고 개선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신선하면서도 재미있었어요. 앞으로 색상과 크기 문제를 해결하고, 더 튼튼하고 완성도 높은 도면과 결과물을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다 만든 후에는 배포도 해 볼 예정이에요! 종이모형을 좋아하는 분들께도 유용한 정보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다음 업데이트에서 더 발전된 모습으로 돌아올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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